솔로몬

솔로몬 | Solomon
솔로몬(히브리어: שְׁלֹמֹה, Shelomoh)[1]은 이스라엘 통일 왕국의 제3대 왕이자, 다윗과 밧세바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며, 지혜와 부, 건축, 정치적 통찰력으로 성경과 고대 근동 역사에 깊은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그는 《열왕기상》, 《역대기하》, 《잠언》, 《전도서》, 《아가》 등의 성경 문서에 등장하며,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에서 지혜로운 왕의 상징으로 인정받는다.

그는 다윗이 죽기 전 유언에 따라 왕위에 오르며, 초기에 겸손한 기도로 하나님께 “듣는 마음”, 즉 백성을 잘 재판할 수 있는 지혜를 간구하고, 이에 대한 응답으로 지혜뿐 아니라 부귀와 장수까지 약속받는다. 솔로몬은 곧바로 성전 건축 프로젝트를 개시하여, 예루살렘에 여호와의 이름으로 된 첫 성전을 세우고, 그 안에 언약궤를 모시며 이스라엘의 신앙 중심지를 제도적으로 확립한다.

그의 지혜는 ‘솔로몬의 재판’으로 상징되는 바, 두 여인이 한 아기를 두고 다툴 때 아기를 반으로 나누자는 판결로 진짜 어머니를 가려낸 일화가 대표적이다. 그는 3천 개의 잠언과 1천5편의 노래를 지었으며, 식물, 동물, 곤충, 새 등에 대한 박학한 자연 지식으로도 유명했다.

그의 치세 동안 이스라엘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국제적으로 두로, 애굽, 스바, 아람, 모압 등과 외교·무역 관계를 확장하며 근동의 중심 강국으로 부상했다. 특히 스바 여왕의 방문은 그의 명성과 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솔로몬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퍼졌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말년의 솔로몬은 많은 이방 아내(700명)와 후궁(300명)을 두고, 그들이 데려온 우상들을 용인하며 신앙적으로 타락했다. 그는 몰렉, 아스다롯, 그모스 같은 이방 신들을 위한 산당을 세우고, 하나님과의 언약을 저버렸다. 이에 하나님은 그의 아들 시대에 왕국이 분열될 것을 경고하셨고, 이는 르호보암 시대에 현실이 되어 통일왕국은 두 조각(북이스라엘과 남유다)으로 나뉜다.

솔로몬은 40년간 통치하고 죽은 후, 다윗성에 장사되었다고 기록된다. 그는 성경 내내 지혜로운 자이지만, 동시에 교만과 방종으로 타락한 인간의 이중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신학적으로는 지혜의 전형이자, 메시아적 왕국의 그림자,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와의 대비를 위한 인물적 배경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결국 솔로몬은 단지 화려한 왕이 아니라, 지혜와 권력, 종교와 정치가 조화를 이루었을 때의 정점, 동시에 그것이 인간적 욕망과 타협할 때 어떻게 몰락하는지를 보여주는 교훈적 인물로 성경 안에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