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기 보나

최근 수정 시각: ()



Toki Pona
도기 보나
다른 표기
토키 포나
언어 기본 정보
주요사용국
인공어
화자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음
어족
인공어
로마자, 시데렌 보나, 시데렌 시데렌
언어 코드
ISO-639-3
tok
Langfocus의 소개 영상
언어학 유튜버 향문천의 동영상

나무위키, 여러분이 가꾸어 나가는 지식의 나무.

1. 개요2. 창제 배경과 철학3. 발음
3.1. 명칭 문제3.2. 문자와 발음
3.2.1. 시데렌 시데렌3.2.2. 시데렌 보나
3.3. 도기 보나의 음역
4. 도기 보나의 단어
4.1. 의미 확장4.2. 어원4.3. 구(phrase)4.4. 없는 단어의 표현 방법
5. 문법6. 최소 단어의 수7. 도기 보나 커뮤니티8. 책9. 여담

1. 개요 [편집]

kama lon la jan ale li ijo jo ala li sama lon sewi li sama lon ken. ona li jo e ken pi kama sona e wile pi pana pona la ona o pali tan nasin pi jan sama.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인간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 형제애의 정신으로 행동하여야 한다.
도기보나로 번역한 세계 인권 선언 제1조
도기 보나(Toki Pona)는 캐나다의 번역가이자 다중언어 구사자인 손야 랑(Sonja Lang)이 창제한 인공언어이다. '좋은 언어' 또는 '단순한 언어'라는 뜻을 가지며, 도가 사상 등에서 영감을 받아 복잡한 생각을 단순화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01년 온라인에 처음 공개된 이후, 단순함과 독특한 철학으로 전 세계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했으며, 2024년 기준 수만 명의 사람들이 배우고 사용하는 언어로 성장했다. 2022년 1월에는 국제표준화기구로부터 ISO 639-3 코드 "tok"를 부여받아 공식적인 세계 언어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도기 보나는 14개의 음소와 약 120~137개의 핵심 어휘만으로 구성되어, 최소한의 요소로 최대한의 의미를 표현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사피어-워프 가설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기반하여, 사용자가 '삶의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단순함 속에서 즐거움을 찾도록 돕는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공식 사이트와 커뮤니티가 직접 운영하는 위키 sona pona 등에서 체계적인 문법과 단어 용례를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 블로그를 포함한 개인 블로그 등에서 도기 보나 관련 정보가 정리되어 있다.

2. 창제 배경과 철학 [편집]

도기 보나는 2001년, 캐나다의 번역가이자 다중언어 구사자인 손야 랑(Sonja Lang)에 의해 창제되었다. 그녀는 개인적인 성찰의 도구로서 복잡한 생각을 단순화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유도하기 위해 이 언어를 설계했다. 도기 보나의 핵심에는 도가 사상과 미니멀리즘에서 얻은 영감, 그리고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피어-워프 가설에 대한 탐구가 자리 잡고 있다.

성공적인 인공어는 종종 공식적인 학계 외부에서 탄생하는데, 이는 언어가 학문적 탐구 대상일 뿐만 아니라 철학과 실용적 목적을 담는 창작의 영역이기도 함을 보여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안과 의사였던 L. L. 자멘호프가 창제하여 훗날 1954년, 1985년 두 차례 유네스코(UNESCO)의 인정을 받은 에스페란토이다. (에스페란토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인공어이다.) 도기 보나 역시 이러한 철학적, 실용적 접근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3. 발음 [편집]

3.1. 명칭 문제 [편집]

원어인 'toki pona'의 표기에 대해 '도기 보나'와 '토키 포나' 중에서 이견이 갈린다.

우선 '도기 보나'라고 써야 한다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도기 보나의 파열음은 무성음과 유성음 어느 쪽으로도 발음할 수 있다고 명확하게 규정돼 있는데,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에는 그런 상황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고, 따라서 파열음 표기에 된소리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사실상 무성음에 거센소리를 우선으로 쓴다는 원칙)에서 유추하여, 유성음과 무성음 둘 다로 소리낼 수 있는 파열음은 거센소리보다 더 기본적인 예사소리가 우선으로 쓰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사소리를 써야 한다는 맥락에서) 한국 언어학 올림피아드에서도 '도기보나어'라는 명칭을 쓴다.

반면에 '토키 포나'라고 써야 한다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일단 로마자 표기와 국제음성기호를 근거로 파열음을 무성음으로 발음하는 것이 조금 더 표준적이라고 추측하고, 따라서 이 소리들을 무성음으로 간주하여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 원칙에 따라 거센소리를 써서 '토키 포나'라고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toki pona'를 '도기 보나'라고 발음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모어로 쓰거나 새로 배우는 거의 모든 로마자 쓰는 언어에서 t, k, p 등의 문자를 무성음으로 읽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 소리낼 필요가 없는 도기 보나를 읽을 때도 그에 이끌리기 때문이다.

현재 국립국어원이 지정한 공식 표기법은 없으므로 어느 쪽을 택할지는 개인의 판단에 달려있다. 이 문서에선 표제어인 '도기 보나'를 우선 사용하며, 다른 단어들도 일관성을 위해 예사소리로 표기한다.

3.2. 문자와 발음 [편집]

공식적으로 정해진 문자는 없으나 주로 로마자의 일부(14 글자)를 사용한다. 아래의 시데렌 시데렌이나 시데렌 보나라는 상형문자에 가까운 문자들로도 표기할 수 있다. 각 문자의 발음은 똑같이 생긴 국제음성기호와 같으므로 그걸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아래에 한글과 영어 발음으로 설명해뒀고, 아래처럼만 알아두면 충분하다.

a/ㅏ/, e/ㅔ/, i/ㅣ/, j/ĭ/, k/ㄱ/, l/ㄹ/, m/ㅁ/, n/ㄴ/, o/ㅗ/, p/ㅂ/, s/ㅅ/, t/ㄷ/, u/ㅜ/, w/ŭ/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발음들은 유사한 발음을 가진 문자로 치환될 수 있다. 아래는 그 예시다. 일반적인 통념과 다른 방식으로 바뀌는 발음들은 기울이도록 한다.
원어 발음
도기 보나 발음 및 표기
[g], [x], [q], [ʀ], [ʁ][2]
k
[r]
l
[b], [f]
p
[z], [ʧ]
s
[d]
t
[v], [ɹ] [3]
w
[h]
생략

도기 보나의 단어들은 둘 이상의 자음이나 모음이 연달아 오는 것을 기피하며, 거의 대부분 자음 하나와 모음 하나가 번갈아가며 나온다. 단어의 끝은 무조건 모음이나 n으로 끝나야 한다. 이는 개음절어 화자들을 배려한 규칙이다.

항상 소문자로 쓰고, 고유명사만 대문자로 시작할 수 있다.

강세(악센트)는 항상 첫 음절(첫 모음)에 온다.

세계의 어느 언어를 쓰는 사람이든 쉽게 발음법을 배울 수 있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졌지만, 한국어 원어민 입장에서는 n 뒤에 l이 연달아 오거나 n으로 끝나는 단어 바로 뒤에 l로 시작하는 단어가 오면 자음동화 때문에 정확하게 발음하기 상당히 까다로워진다.

로마자가 도기 보나를 표기하는 가장 주된 문자이긴 하지만 반드시 로마자로만 쓸 필요는 없다. 도기 보나를 적기 위한 표어문자가 몇 가지 고안돼 있는데 대표적으로 '시데렌 시데렌(그림 문자)'과 '시데렌 보나(단순한 문자)' 2가지가 있다. 시데렌 시데렌은 마야 문자와 비슷해보이고, 시데렌 보나는 이집트 신성문자를 닮았는데 상대적으로 획수가 적어서 좀 더 단순하다. 문자의 종류는 둘 다 상형문자이다. 또한 가나 등 여러 음절 문자들은 물론, 한글이나 한자로도 쓸 수 있는 표기법이 있다.

단, 공식적인 한글 표기법은 없어서[4] 한글의 경우 몇 가지 서로 다른 표기법이 존재하는데 파열음을 적을 때 위에 서술돼 있다시피 예사소리와 거센소리 중 뭘 쓸지의 문제가 있고, e를 적는데 ㅔ 대신 ㅐ나 심지어 ㅓ를 쓰거나, j와 w를 각각 ㅈ과 ㅎ으로 적는 경우도 있다. 물론 e, j, w를 ㅓ, ㅈ, ㅎ라고 쓰면 발음과 문자가 일대일 대응하고 획수가 줄어서 편하기야 하겠지만 실제 한국어에서 쓰이는 한글 발음과는 완전히 동떨어지므로 한국어 화자가 보면 발음을 오해할 수도 있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여러 표기법 중에서 일단 시데렌 시데렌, 시데렌 보나, 일본어 제문자[5], 룬 문자, 텡과르 표기법은 준공식 취급받는 사이트나 위키백과에 제시된 등 표준인 것으로 보인다. 간체자 표기법은 표준처럼 보이는 것도 있고 팬들이 새로 만든 것도 있다.

3.2.1. 시데렌 시데렌 [편집]

파일:sitelen sitelen.png
파일:sitelen_Syllables.png

파일:시데렌 시데렌 문장부호.png
파일:시데렌 시데렌 예문.jpg
조너선 게이블(Jonathan Gabel)이란 사람이 2006년부터 개발한 문자라고 한다.[6] 네번째 이미지의 예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문자를 읽고 쓰기 위해선 도기 보나와 이 문자의 낱자 모두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별도의 학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위에서는 표어문자라고 했지만 이 항목의 두번째와 세번째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음절을 나타내는 아부기다와 시데렌 시데렌에 맞추어 새로 디자인된 문장부호도 있다.[7]

마야 문자와 매우 비슷하게 생겼는데, 실제로도 마야 문자의 영향을 받았다.[8]

3.2.2. 시데렌 보나 [편집]

파일:sitelen pona.png
파일:lpimeja.png
파일:sitelen_pona_example.png
참고로 시데렌 보나의 '도기'와 '보나'를 겹쳐 쓰면 문서 맨 위의, 도기 보나를 상징하는 문양이 된다. 그리고 위에 언급된 시데렌 시데렌 폰트를 만든 팬이 '린야 보나(linja pona)'라는 시데렌 보나의 폰트를 제작했는데, 일부 버전에는 합성어를 나타내기 위한 6000개 가량의 추가적인 글리프(glyph)가 포함되어 있다.[9] 이는 6000개의 새로운 문자가 추가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해당 폰트는 오픈타입(OpenType) 기능을 사용하여 기존 시데렌 보나 문자들을 기술적으로 조합해 동적으로 합성 글리프를 생성한다. 이는 한글이 소수의 자모(字母)로 구성되지만, 폰트 파일에는 가능한 모든 음절 조합(예: '한', '글')을 표현하기 위해 수천 개의 글리프가 포함되는 원리와 유사하다. 위의 시데렌 시데렌도 그렇지만 이 폰트도 신성문자와 같은 카르투슈[10] 기능이 구현돼있다.

3.3. 도기 보나의 음역 [편집]

도기 보나의 제한된 음소와 엄격한 음절 구조 때문에, 외래어 고유명사를 도기 보나로 바꾸면 원음과 상당히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언어의 간결한 음운 규칙을 일관되게 적용한 결과이다.

예: 독일 → Deutschland → ma Tosi
예: 중국 → Zhonguo → ma Sonko

4. 도기 보나의 단어 [편집]

도기 보나/어휘 문서에 더 자세히 정리되어 있다.

도기 보나의 어휘 수는 언어의 발전에 따라 점진적으로 안정화되었다. 초기에는 118개의 단어로 시작했으나, 2014년 출간된 첫 공식 서적인 『Toki Pona: The Language of Good (pu)』에서는 약 120개의 핵심 단어('nimi pu')를 제시했다. 이후 2021년 발간된 공식 사전인 『Toki Pona Dictionary (ku)』에서는 커뮤니티의 활발한 사용을 반영하여 17개의 단어를 추가한 137개의 '필수 단어'('nimi ku suli')를 수록했다.

초기 어휘는 영어, 톡 피신(Tok Pisin),[11] 핀란드어, 조지아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에스페란토, 크로아티아어, 중국어 등에서 왔다. 초기 발표되었던 단어들과 현재 단어는 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12][13]

4.1. 의미 확장 [편집]

도기 보나의 모든 단어는 서로 유사하면서도 다른 여러 가지 뜻이 많이 포함된 다의어다. 한 단어의 품사 또한 다양해서 대부분의 단어가 명사, 형용사, 동사, 전치사 중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역할을 한다. 단순히 다의어라기보다 어떤 단어에 기본 의미를 부여하고 각각의 품사에서 '-스럽게 하다, -스러운, -스러운 것, -스럽게'처럼 쓰인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예시로 telo는 기본 의미가 '물'이지만, '물을 주다' 라는 동사로 쓰이기도 한다. 모든 액체에 대해서 telo를 쓸 수 있으며 젖어 있는 상태나 흐르는 상태에도 쓸 수 있다. 따라서 "ijo telo"는 물인 것, 액체인 것, 물 주는 것, 젖게 하는 것, 젖은 것, 흐르는 것, 씻는 것, 녹는 것 모두 뜻할 수 있다.

4.2. 어원 [편집]

소냐가 직접 밝힌 어원과 윅셔너리에 따르면 137개 단어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작자가 밝힌 도기 보나의 어원

이러한 어원 구성은 창작자인 손야 랑의 언어적 배경을 반영하는 동시에, 특정 문화권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도기 보나의 목표는 세계 언어를 인구 비례에 맞게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발음이 쉽고 보편적인 개념을 가진 단어들을 찾는 것이었다. 도기 보나의 제1 목표는 전 세계 언어를 공평하게 대표하는 국제보조어(IAL)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으며, 목표는 최소한의 어휘, 누구나 쉽게 발음할 수 있는 음운 구조, 한 개인의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였다. 즉, 그 결과 창작자는 자신이 잘 알고 있고 발음이 단순한 여러 언어에서 단어를 가져오되, 의도적으로 핀란드어(우랄어족), 조지아어(카르트벨리어족), 중국어(중국티베트어족), 톡 피신 등 다양한 어족의 어휘를 포함시켜 문화적 보편성을 추구했다.[20]

인도유럽어족 기원 단어 중에 에스페란토에서 왔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단어가 꽤 있다. mi(나), ijo(someting, 'io'), ilo(tool, 'ilo'), oko(눈, 'okulo'), pali(하다, 'fari'), suno(태양, 'suno'), sama(같은, 'sama'), pona(좋은, 'bona'), tenpo(시간, tempo), tomo(집, 'domo'), tu(둘, 'du'), mute(많은 'multe'), selo(껍질, 'ŝelo'), supa(표면, 'surfaco'), musi(재미, 'amuzo')[21]

동아시아에서 익숙한 한자어들도 꽤 있다. 표준 중국어에서 온 jo(가지다, yǒu有), kon(공기, kōngqì,空氣), seme(어떤/무엇,shenme什么), 월어애서 온 jan(사람, jan人), ko(고형물, gou1固) 등 10가지다.

파푸아뉴기니에서 사용하는 톡 피신에서 온 단어들도 꽤 있다. 실제로는 두 단어 빼고 전부 인도유럽어족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22] insa (inside), kama (come), ken (can), lili (little), meli (woman), nanpa (number), pi (of), pilin (feeling), pini (finish), poki (containing), suli (superior/large), taso (that's all), toki (talk)

4.3. 구(phrase) [편집]

도기 보나의 단어들은 단순한 수식 관계를 넘어, 두 개 이상이 결합하여 커뮤니티 내에서 널리 통용되는 하나의 의미 단위로 굳어지는 어휘화(lexicalization) 현상을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jan pona(좋은 사람)는 '친구'라는 매우 구체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이러한 표현들은 jan과 pona 각각의 의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문자 그대로의 뜻을 유추할 수 없는 관용구와는 구분된다.

이 조합들은 단순한 수식어구를 넘어 커뮤니티에서 합의된 안정적인 의미를 가지며, 유창한 도기 보나 구사를 위해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요소이다. 해외에서는 이를 'lexicalized phrase' 또는 'expression'으로 지칭한다.[23]

4.4. 없는 단어의 표현 방법 [편집]

도기 보나에는 '보험'이나 '빚'과 같이 현대 사회의 복잡한 추상 명사를 위한 개별 단어가 없다. 이것은 언어의 결함이 아니라, 복잡한 개념을 그 본질적인 요소로 분해하여 설명하도록 유도하는 의도된 철학적 장치이다.

예를 들어 보험은 "만약 내가 다치면, 나에게 돈을 주는 집단(tomo)"으로, 은 "내가 나중에 돌려주기로 약속하고 빌린 물건(ijo)"과 같이 문장으로 풀어서 설명한다. 한번 개념이 설정되면, 대화 중에는 'tomo ni'(이 집단)나 'ijo ni'(이 물건)와 같은 지시사로 간편하게 지칭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개념의 본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든다고도 할 수 있겠다. 실제로 도기 보나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설명 방식을 통해 비유클리드 기하학[24]과 시뮬레이션 이론과 같은 전문적인 주제에 대한 영상과 발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화자가 앵무새처럼 전문 용어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고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도록 강제하는 '궁극의 파인만 학습법'과도 같다.

5. 문법 [편집]

도기 보나의 문법은 양이 적고 간단한 편이다. 다만 단어가 넓은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문법의 단순함은 화자가 문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의미를 명확히 하도록 유도하며, 이는 도기 보나 소통 방식의 중요한 특징이다.

'비예'라는 사람(jan Pije)이 만든, 비표준이지만 초기에 거의 표준에 준하는 영향력을 가졌던 문법 해석이 존재하는데, 손야가 정립한 표준 문법보다도 먼저 만들어져서 더 전통적인 것으로 간주될 뿐만 아니라 쓰는 어휘마저 약간의 차이가 있다.[25]
  • 도기 보나의 복합어는 뒤에서 앞으로 꾸민다.
    예시: mi mute mije(나 + 여럿 + 남성) "남성인 우리들"로 해석될 수 있다.
    예시: tomo sina(집 + 너) "너의 집"
  • 뒷단어가 앞단어를 꾸미는데, 꾸밀 뒤 단어가 2개 이상일 경우, 그 사이에 pi 를 넣어서 혼란을 방지한다.
    예: a b pi c d 는 우리말로, (d한 c)의 (b스러운 a) 라고 할 수 있다.
    예: kili mute pi mije suli(과일/야채 + 여럿 + pi + 남성 + 큰)는 "남자 어른의 여러 과일" 로 해석될 수 있다.
  • mi(나)/sina(너)를 제외한 모든 주어는 뒤에 li라는 주어 구분자가 배치 되고, 나머지 문장이 뒤따른다.
    예시: mi suli. 나는 크다. sina lili. 너는 작다.
    예시: ona li suli. 그/그녀 + 는(li) + 크다.
    예시: mi mute li suli. 나 + 여럿 + 는(li) + 크다. "우리는 크다."
  • 타동사 뒤에 목적어가 오기 전에 그사이에 목적격 구분자 e 가 배치된다.
    예: mi moku e ni. 나 + 이것 + 을(e) 먹는다
  • 상황/조건을 나타내는 부사어구를 표현할 때, la를 구분자로 넣는다. la 앞에 있는 것이 문장이든 어구든 상관없이 그것은 어떤 상황이나 조건을 설명하는 어구이고, 실제 문장은 그 뒤부터 시작된다.
    예: tenpo pini la mi pali e ni. 시간 + 끝난 + la(부사) + 나 + 하다 + e (목적) + 그것/이것 "과거에 나는 그걸 했다."
  • 호격/명령어에는 o 를 쓴다. 누구누구야 라고 호출할 때, o를 뒤에 붙이거나, 무엇무엇 해 줘라고 명령어를 말할 때 명령 동사 앞에 o 를 붙인다.
    예: jan San o 존(John)아!
    예: o moku e ni. 이것 + 을(e) + 먹어 + 봐(o)
  • 감탄사 조사 a 가 맨 뒤에 붙을 수 있다.
    예: pona a! 아름답구나!
  • AND/OR 로 en과 anu가 있다. en과 anu 앞뒤에는 호응이 맞는 명사구가 올 수 있다.
    예: pona anu seme 좋아 아니면 뭣?
    예: soweli lili en kala wawa 짐승(soweli) + 작은 + 그리고(en) + kala(물고기) + 힘센
  • 하나의 주어에 2개 이상의 서술어가 있을 경우, 주어/술어 구분자인 li를 한번 더 쓰고 그 뒤에 술어를 붙인다.
    예: mi suli li wawa 나는 크기도 하고, 힘세기도 하다. 주어가 mi(나)/sina(너)일 때는 주어/술어 구분자 li가 생략되어 있으므로, mi 다음에(li)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두번째 li는 같은 주어에 대해서 다른 술어를 계속 덧붙인다는 의미이다.
    예: mi mute li kama li kalama. 우리(mi mute)는 온다.(kama) 그리고(li) 소리를 낸다.(kalama)
  • 유사하게 pi 역시 두번 이상 붙일 수 있다.
    예: a pi b pi c는 b의 a 그리고 또한 c의 a라는 식으로 해석된다.
    예: lawa pi jan mute pi soweli olin
    많은 사람(jan mute의 리더십(lawa)임과 동시에 사랑을 가진 짐승(soweli olin)의 리더십(lawa)이기도 하다.
  • 복합 문장을 만들 때는, 작은 문장 두개로 나눈 다음, 앞 문장에서 뒷 문장 전체를 가리키며 ni 를 쓸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난 이렇게 말한다 : 너는 너의 집에 간다."(나는 네가 너의 집에 간다고 말한다)
    예: mi toki e ni: sina tawa tomo sina. 나 + 말하다 + 을(e) + 이것/그것 : 너 + 향하다 + 집 + 너

6. 최소 단어의 수 [편집]

도기 보나는 인공 언어 중에서 단어 수가 극단적으로 적은 언어로 알려져 있다. 이는 언어의 한계가 아니라, 사용자가 사물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도록 이끄는 의도된 철학적 선택이다. 도기 보나의 목표는 세상의 모든 개념에 일대일로 대응하는 단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개념들을 조합하여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다.

Basic English(850단어)나 에스페란토 기초 어휘(500단어) 등 실용적 의사소통을 목표로 어휘를 단순화한 다른 언어들과 달리, 도기 보나는 사고의 틀을 바꾸는 철학적, 예술적 목표를 가진다. 따라서 단어 수만으로 다른 언어와 직접적인 우열을 비교하는 것은 언어의 본래 목적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기계어나 한자의 부수처럼 극도로 한정된 요소로 정보를 표현하는 체계와 비교하는 것 또한 부적절하다. 이들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위한 언어가 아니며, 구조 자체가 다르다. 도기 보나는 그 자체로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완전한 인간 언어이다. 어휘의 제약은 '결핍'이 아니라,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핵심에 집중하게 하여 오히려 더 깊은 사고와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제약을 통한 자유'를 실현하는 장치로 기능하려고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7. 도기 보나 커뮤니티 [편집]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 커뮤니티는 팟캐스트(`kalama sin`), 정기 간행물(`lipu tenpo`), 음악, 게임(마인크래프트의 도기 보나 번역 등)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가고 있다.
  • 디스코드 - 2025년 기준 가장 큰 서버인 'ma pona pi toki pona', 17,000명. 초보자를 위한 학습 서버 'kama sona' 등 여러 서버에서 실시간 텍스트 및 음성 대화가 이루어진다.
  • 레딧 - 2025년 기준 29,000명
  • 페이스북 도기 보나 그룹 - 2025년 기준 7,500명
  • tokipona.org - 공식 사이트
  • Sona Pona - 도기 보나에 대해 다루는 위키 (영어)

8. [편집]

아래는 Sonja가 쓴 도기 보나에 관한 공식 서적들이다. 영어로 되어 있으며 아마존닷컴의 주문형 인쇄(Print-on-demand) 방식으로 제공된다.

9. 여담 [편집]

  • 도기 보나의 수 체계는 언어의 미니멀리즘 철학을 반영하여 의도적으로 단순하게 설계되었다. 기본적으로 `wan`(1), `tu`(2), `mute`(3 이상)를 사용하며, 더 정확한 수가 필요할 때는 `luka`(5), `mute`(20), `ale`(100)를 로마 숫자처럼 더해나가는 확장 체계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78은 `mute mute mute luka luka luka tu wan`(20+20+20+5+5+5+2+1)으로 표현한다. 이는 일상에서 거대한 숫자의 정확한 값보다 '많다', '적다', '충분하다'와 같은 맥락적 양이 더 중요하다는 철학을 반영한다. 또한, 2024년 발간된 오즈의 마법사 번역본에서는 곱셈을 활용한 더 효율적인 표기법(예: 2024년 → `mute ale mute tu tu`, 즉 20x100 + 20 + 2 + 2)이 제시되어, 커뮤니티 내에서 필요에 따라 표현 방식이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삼성 키보드에 도기 보나가 있다.
[1] 도기 보나의 단어는 의미의 폭이 넓어 하나의 문장으로 '직역'하기는 어렵다. lipu(문서/페이지), suli e(크게 하다/성장시키다/중요하게 만들다), kasi sona(지식의 식물/나무) 등 각 단어가 가진 여러 의미를 고려할 때, "문서 '나무위키': 그대가 이 지식의 식물을 크게 합니다"는 나무위키의 슬로건의 본래 의미를 가장 잘 살린 자연스러운 해석 중 하나이다.[2] 각각 목젖을 떨거나(전동음) 마찰시켜(마찰음) 내는 소리로, 표준 프랑스어와 독일어의 대표적인 r 발음이다.[3] 혀가 입천장에 닿지 않고 접근만 하는 접근음(approximant)으로, 영어의 r 발음이다. 다만 스코틀랜드 영어처럼 일부 방언에서는 한국어 'ㄹ'처럼 혀끝을 굴리는 치경 전동음을 사용하기도 한다.[4] 있었지만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5] 히라가나와 신자체를 섞어서 표기하는데 히라가나는 한 글자를 두 음절로 읽는 등 일본어에서와 발음이 다른 경우가 있다.[6] https://www.jonathangabel.com/toki-pona/https://blog.naver.com/sideorder/222120153500에서 배울 수 있다.[7] http://musilili.net/sitelen-sitelen-remastered/에서 폰트를 다운받을 수 있다.[8] https://jonathangabel.com/toki-pona/acknowledgements/[9] http://musilili.net/linja-pona/[10] 고대 이집트어 문헌에서 파라오의 이름에 테두리를 쳐서 표시하는 문법[11] 파푸아뉴기니에서 사용되는 영어의 피진이다.[12] http://tokipona.net/tp/janpije/originalwords.php[13] 'non-pu words'라고 불리는 비공식 단어들이 쓰이고 있다. https://blog.naver.com/sideorder/222111992846에 정리되어 있다.[14] pana가 스와힐리어에서 왔다고 친 경우에 2개다. 하지만 윅셔너리에서는 pana가 핀란드어에서 왔다고 본다.[15] edwamu를 소냐가 택시에서 잘못 들은 단어라고 추정하고 있다. edwamu와 형태가 너무 달라서 가장 가까울 추측일 뿐이다. 소냐가 택시에서 아칸어 화자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밝히기 전까진 모두 프랑스어의 échange(에샹쥬)에서 왔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16] 또는 아람어 מַרְיָם (maryām)[17] '이상하고, 엉뚱하며, 특이한' 또는 '술에 취한' 상태. 어원은 토크 피신(Tok Pisin)의 'nasau'(어리석은)이다. 이 어원이 특정 사전에만 드물게 기록되어 있어 유령 단어로 오해를 샀다. 초기 저서인 pu에서는 '어리석은(foolish), 미친(crazy)'이라는 의미도 포함했으나, 이후 공식 사전인 ku에서 '엉뚱한(silly)'으로 의미를 명확히 수정했다. 따라서 '바보같다'는 식의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중립적으로 '특이하다'는 뉘앙스가 강하다.[18] 영어 단어 loop에 영향를 받은 단어다.[19] 소냐 본인에 따르면 영어 단어 oomph에 영향을 받은 단어인 것 같다고 한다.[20] 언어가 특정 문화권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21] 윅셔너리 - 에스페란토에서 온 단어 모음: https://en.wiktionary.org/wiki/Category:Toki_Pona_terms_derived_from_Esperanto[22] 윅셔너리 - 에스페란토에서 온 단어 모음: https://en.wiktionary.org/wiki/Category:Toki_Pona_terms_derived_from_Tok_Pisin[23] 향문천은 '단어군(word group)'으로 설명하기도 했다.[24] 도기 보나 비유클리드 기하학 설명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tL1WBUOqE48[25] 표준 문법과의 차이는 https://m.blog.naver.com/sideorder/222130078167에 정리되어 있다.
파일:CC-white.sv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문서의 r412 판에서 가져왔습니다. 이전 역사 보러 가기

Contents are available under the CC BY-NC-SA 2.0 KR; There could be exceptions if specified or metioned.
개인정보 처리방침
임시조치 및 기타 문의: [email protected]
떡밥위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