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I-I_{(r1 문단 편집)}

=====# 3-1 #=====
>[[파일:Arcaea/Story/3-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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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저녁, 
>태양이 저물며 붉은 황혼의 빛으로 하늘을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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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을 둘러싼 장치들은 그 빛을 흡수해, 달빛과도 같은 색의 광선으로 탈바꿈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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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장에는 어떤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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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저택 밖에서 자신들을 지켜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하나, 상류층에게 이미지란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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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그걸 처음부터 너무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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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햇빛으로 만들어진 조명이 미치지 않는 어두운 방에 앉아 조용히 그 의미를 곱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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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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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술잔에서 시선을 돌려 목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서 있는 것은 약혼자였다. 그는 답답해 보일 정도로 잘 차려입었으나, 몸짓에서 격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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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뭐 마시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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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도노반, 자두 주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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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멀쩡한 쪽의 눈으로 잔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
>“잘 골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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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미소 지으며 말하고선 방의 전경을 살펴보았다. 여자는 감정 없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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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나 친척들은 크랜베리가 더 좋다고 하시더라... 건강에 더 좋다나.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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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여자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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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써서 난 별로야. 너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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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잠시 생각하다, 표정을 찡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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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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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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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한 번 웃더니 등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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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모건이랑 이야기하고 있을게. 나중에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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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벽난로 옆에 서 있는 소꿉친구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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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의 풍경은 좋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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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에서 나오는 불빛은 먼 거리를 가지 못하고 바닥에 설치된 조명장치로 흡수되었다. 이 때문에 방은 조금 어두웠지만 어딘가 포근하고 안도감으로 가득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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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의 조명들은 간신히 책을 읽을 정도, 또는 사람의 표정을 보거나 테이블 위의 음식과 술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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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유리 벽 너머로 보이는 방 밖의 풍경은 이른 밤의 푸르름을 감싼 야생화, 바위, 그리고 강이 꾸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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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파티에 초대받은 손님은 약 스무 명, 그중 반은 이 방에 있고, 나머지는 홀, 또는 서재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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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이를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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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를 음미했다. 자두 주스를 마셔본 적은 별로 없었기에, 단 맛 이외에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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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서 마셨던 더 맛있는 음료가 생각나지만, 혀 위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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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주스의 맛은 평범했다.
>너무 평범해서 이게 싫은지 좋은지조차 정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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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고급스러운 잔 받침 위에 잔을 내려놓았다. 그 자리에 앉아서 백색소음과 같은 사람들의 말소리와 방의 풍경을 감상하다가, 불현듯 자신의 오른 눈에서 피어난 꽃의 잎을 만져보았다.
>----
>“이미 꽤 진행된 모양이야. 처음 그 소식 들었을 땐 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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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노반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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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는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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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이 아닌 나탈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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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지 않아?” 도노반이 머리 위쪽을 쓸어넘기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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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다니.” 그가 말한다. “인류는 대단해.”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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