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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aea/스토리/Act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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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2 #===== >두 사람의 대화는 이어졌다. > >“서로를 부를 이름이 있었으면 좋을텐데.” > >타이리츠가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눈은 또다시 생명의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 >히카리는 이를 눈치채고 조금 불안해졌다. > >“그러게, 기억으로 가득 찬 세계인데 정작 내 기억은 없다니... 자기 이름도 모르고, 싫지.” > >그렇게 말하며 둘은 긴 의자에 같이 앉았다. 가까이 붙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앉은 의자는 대열의 가장 앞에 있는 것이었다. > >앞으로 계단을 몇 개 올라가면 넓고 평평한 단상이었다. 하얀 소녀는 구부정한 자세를 하고선 걱정으로 물든 표정을 지은 채 새롭게 만난 친구를 바라보았다. > >검은 소녀는 앞에 펼쳐진 텅 빈 무대, 하늘, 그리고 먼 풍경을 아루는 장대하지만 무너진 건축물들을 차례대로 바라보았다. > >하지만 그것들에 흥미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 >그렇게 풍경을 구경하던 타이리츠는 갑작스레 말을 꺼냈다. >“이 유리 조각들. 이름이 뭔지 알고 있어?” > >“응? 어... 왠지는 모르는데, ‘아르케아’라는 이름인 건 알고 있어.” >---- >“나도야.” 히카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타이리츠가 말했다. “너랑 나, 다른 점이 뭐지?” > >히카리는 대답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듯 웃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외모 말고는...” > >“그럼 알아보자. 유리 조각에서 어떤 기억이 보여?” > >“거의 항상 행복한 기억만 보여.” > >“나랑은 정반대네...” 타이리츠가 한숨을 쉬고선, 발치로 시선을 떨구고 괴로운 듯 말했다. > >“이 세상에 우리 둘밖에 없다고 치자. 그럼, 우리가 정반대인 것에 뭔가 의미가 있는 걸지도 몰라.” > >“너한테는 아르케아가 행복한 기억을 안 보여줘?” >히카리가 타이리츠 쪽으로 몸을 조금 기울이며 물었다. >“유감이야...” >---- >“뭐, 어떡하겠어.” >검은 소녀가 말했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다가, 타이리츠가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런데 네 말대로면... 행복한 기억만 쭉 봐온 너조차, 행복해진 것 같진 않은데. 맞아?” > >히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 >“깨어나고 나서 고생만 해왔다는 식으로 말하고 싶진 않지만… 하늘을 뒤덮을 만큼 조각을 잔뜩 모은 적이 있었어. > >그렇게 내가 만든 하늘이 나를 거의 죽일 뻔했지… 빛이 조금씩 내 마음을 갉아먹는 느낌이었어. 내가 한 행동의 결과였지만 말이야.” > >두 소녀는 진솔하게 말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 >히카리가 순진함과 위험으로 가득 찬 빛의 여정을 이야기하고 난 후엔, 타이리츠는 차가운 억양으로 어둠의 폭풍에 맞선 투쟁을 이야기했다. > >둘 사이에 차이점은 많았으나, 단 하나, 확실한 공통점이 있었다. 이 무감각한 세계,{에서 감각을 찾고 있었다는 것.} 그들을 둘러싼 세계는 아름다운 만큼이나 냉혹했다. >---- >히카리는 구원을 찾았으나, 이 기묘하고 무감각한 세계에게 자아를 잃을 뻔했었다. > >타이리츠는 영원한 상처를 입었다. > >그녀의 마음속에서 마치 파도처럼 폭력과 분노를 향한 충동이 쉴 새를 모르고 솟아올랐다. > >히카리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이 충동을 가슴속에 묻어두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이 살아있는 인간은, 마음속에 가득 찬 이 답답함을 쏟아내기에 최적의 상대였다. > >이따금씩 검은 소녀가 불안하게 덜덜 떨릴 정도로 손에 든 우산을 꽉 쥔다는 것을, 하얀 소녀는 놓치지 않았다. > >그들이 걸어온 길은 쉽지 않았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었어.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내가 원하는 건 그게 다였어. 그런데, 그 검은 알을 깨고 나오고 나서부턴, 그렇게 순진한 목표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되었어. 무고한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되었어. > >내 마음속 공허를 채우는 건 끔찍한 충동들 뿐이야. 역겹도록 뒤틀려버린...” > >타이리츠가 마음을 쏟아냈다. > >“지금조차, 너를 해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해.” > >“괜찮아...” >히카리가 말했다. > >“네가 겪은 일을 생각하면 나라도 그랬을지도 몰라. 하지만, 네 마음은 그렇게까지 뒤틀리지 않았어.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해.” > >타이리츠가 히카리의 눈을 바라보았다. 마치 어째서 그리 생각하느냐 묻는 듯이. > >“지금도 그 충동을 잘 참고 있짆아. 그런 일을 겪었는데도… 그러니까 넌 아직 착하고 강한 사람이야.” >히카리가 미소를 짓고 의자에서 일어선다. >“나보다 훨씬.” > >밝은 하늘을 향해 시선을 보내고선, 그렇게 한마디를 건넸다. > >“나는 구원을 받았을 뿐이지만,” >히카리가 말을 이어갔다, 다시 한번 타이리츠의 눈을 바라보고서. > >“넌 스스로 자기 자신을 구원했잖아.” >---- >검은 소녀의 마음속에서 약하게 일렁이던 반짝임이 희미한 빛으로 바뀌어, 고통이 그녀의 몸을 타고 흘렀다. > >아니야. 그렇게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야. 타이리츠는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은 실패했고, 예전의 자신은 그 미궁이 무너졌을 때 함께 죽었다. > >그 이후로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겨우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이라곤 증오뿐이었다. > >히카리와 만났을 때조차, 칼을 잡아 그 몸을 가르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 >아니다. 타이리츠는 자신을 구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면, 그녀는 단순히 해칠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게 아닐지도 모른다. > >어쩌면 사실, 그녀는 기적이 내려와 마지막으로 붙잡을 희망의 실 한 가닥을 건네주길 바라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 >히카리는 너무 여리고 우유부단하여 직접 타이리츠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진 못했지만, 그녀의 존재, 그녀의 적대심 없는 그 모습이, 타이리츠가 찾던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른다. >---- >타이리츠의 마음을 찌르는 것은 그 깨달음이었다. > >그녀의 자세가 흐트러진다. 히카리가 이를 눈치채고 도와주려 다가오지만, 아직 자신의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손을 건네려다가 그만두고 말았다. > >히카리는 반쯤 손을 들고 타이리츠의 앞에 서있을 뿐이었다. 이윽고 검은 소녀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 >히카리는 손을 완전히 떨구고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들의 움직임에 맞춰 주변의 유리 조각들이 흔들렸다. 그중 하나가 뭔가 다른 빛을 내기 시작한다. > >그것이 비추는 것은, 익숙했지만, 불가능한 광경이었다. > >아무도 보지 못했을 기억. > >매우 기묘하고 괴상한, ‘변칙적’인 기억이, 한순간 반짝였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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