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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aea/스토리/Act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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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ZR #===== >[[파일:Arcaea/Story/1-ZR.jpg]] >---- >“천국” 또한 일종의 지옥인 것일까. > >게으른 평화와 무질서한 쾌락의 대가는 열정의 죽음이다. > >무한히 행복함만을 경험한다면, 이윽고 행복과 평범함 사이의 경계가 흐려져 무엇이 행복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되고, 행복해질 목적조차 잃게 된다. > >이제 그 무엇도 목적이나 의미가 없었다. 소녀에게는 애초부터 없었던 것들이다. > >하늘이 눈이 멀 정도로 밝았다. > >소녀는 자기가 걷는지 멈춰있는지조차 몰랐다. > >안다고 한들 아무 의미 없었다. 그녀의 모든 신경은 자신이 만든 하늘에 쏠려있었다. 그러나 저 하늘을 이루는 각자의 기억은 구분해낼 수 없었다. > >흐릿하게 일렁이는 아지랑이 사이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소녀는 이성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 >정신이 마모되어가는 소녀는 주변이 점점 종말로 침식되어가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숨막힐 정도로 행복으로 가득찬 새장을 만들어 스스로를 가둔 것이다. > >소녀에게는 이에 절망할 자아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 >하늘이 밝아질수록 소녀의 정신은 더욱 세차게 무너져내렸다. >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소녀는 기도하듯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광휘와 행복, 그리고 아름다움이 펼쳐진 하늘. > >그곳에서 찬란히 빛나는 기억이 내려와 그녀를 덮쳤다. > >소녀의 정신이 새하얀 백지가 되었다. > >아무 의미 없이, 빛이 씻겨져 사라졌다. >아무 의미 없이, 시간이 지났다. > >텅 빈 하늘을 올려다보는 소녀. 영혼을 잃어버린 채, 그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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