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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aea/스토리/Act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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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II #=====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는 하늘이 하나였다. >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는 하늘의 절반이 밤으로 물들어있었다. > >그들이 만날 때마다, 대화를 나눌 때마다, 레테의 반감은 더욱 커져갔고, 결국 마음 속에서 들끓던 그 감정은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 >저 여자는 망자들을 납치하러 왔다. > >줄곧 목적은 그것뿐이었다. > >영혼을 하나 수집할 때마다, 인격을 하나 수집할 때마다… > >저 여자는 신이 된 듯한 전능감에 젖는다. 망자들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하지만 망자의 안식은 신성한 것이다. > >사신은 그것을 용납할 수 없다. 레테가 담담하게 서 있는 여자에게 돌진하자 여자는 또다시 사라졌다. >---- >내가 여기에 서 있는 이유를 기억하라. 나를 구원한 게 무엇인지 기억하라. > >유리 조각이 두 사람 주변에서 소용돌이친다. 그 와중에도 사야는 가만히 레테를 관찰하고 있었다. > >심장의 아픔을 기억하라. 축복을 기억하라. >그 감정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명심하라. > >레테의 공격이 땅에 박힌다. 저 멀리서, 사야는 레테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 >그 감정은 거짓이 아니었다. >나는 내가 누군지 알고 있다. 저 여자는 신념에 매달리고 있을 뿐이다. > >“레테…” 사야가 말했다. > >그러자 레테가 멈추었다. > >“그게 네 이름인 건 알고 있어?” > >레테가 등을 돌려 사야를 바라보았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 >“나는 알고 있어… 기억에서 봤거든.” 사야가 말했다. > >“거, 거짓말…” > >“이름이 네 안에서 공명하는 느낌이 들어?” > >레테가 움찔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난 내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마음속에서 그게 울려 퍼지는 느낌을 받았어. > >우리 말고도 다른 아이들이 있는 건 알고 있어? >너는 그 아이들과는 달리 옛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 > >레테의 마음속에서 따뜻한 기분이 밀려 올라왔다. 레테는 애써 그 느낌을 눌러 담았다. > >“난 네가 가야 할 방향을 잘못 잡은 순진한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해왔어. >기억에서 너를 보고 나서야 네가 그렇게 된 이유를 알 것 같아. >너, ‘자신’을 기억하고 있지? 그렇지? 아주 희귀한 사례야.” > >“입 다물어.” >---- >“...” > >사야는 레테를 바라보았다. > >“내 목소리조차 증오하는 거야?” 사야가 물었다. > >“널 증오한다는 말은 한 적 없어.” > >“말할 필요도 없었어. 뻔한걸.” > >잠시 찌르는 듯한 고통이 레테를 지나치고 등줄기로 소름이 돋았다. > >하지만 곧, 그녀는 웃기 시작했다. >---- >“내 마음이 어떤지 안다는 거야? 네가? 하하! 정작 자기 마음은 얼음처럼 차가운 주제에, >네가 다른 사람 마음을 어떻게 알아!” > >사야는 자신이 밟고 있는 대지를 바라보았다. > >“... 알아.”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그맣게, 사야가 속삭였다. > >“뭐?” > >“안다고.” 사야가 흔들리지 않는 눈으로 레테를 바라보며 확실하게 말했다. > >“난 마음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고 있어.” >---- >“... 정말이냐?” 레테가 말했다. >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네 마음이 텅 비어있다는 증거 아니야?” > >사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레테를 바라보았다. > >“그 눈 대신 달린 꽃 뒤에 뭐가 있는지 상관하지 않는다고, 저번에 말했었지.” 레테가 말을 이었다. > >“널 멈추고 말 거야. 내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지금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면, 네가 이 장소의 망자들을 더럽히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거란 것도 알겠지.” > >사야는 여전히, 말없이 레테를 바라보았다. > >“그게 내 의무니까.” 레테가 단언했다. > >그 의무가 자신을 지탱한다고, 레테는 그렇게 느꼈다. > >그녀는 낫을 돌려 잡아, 다시 공격할 자세를 잡았다. > >“네 목적이 뭐든 간에, 너를 막고야 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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