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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aea/스토리/Act I-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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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3 #===== >“그럼 ‘해야 하는 일’은 뭔데? 지금 말장난해?” 타이리츠가 말했다. > >“너도 네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지? 나 말고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이 있긴 할까? > >해야 하는 일 따윈 없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이 세계엔 아무 의미도 없어. 너는... 넌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어? >아무것도 모르지? > >난 충분히 참았어. 내가 여기 있고 싶어서 있는 줄 알아? 이 망할 이야기 속의 내가 영웅인지, 악당인지조차 모르겠단 말이야. > >하지만... 그런 건 아무 상관 없지. 그래, 부질없는 고민이야. 다만... 네가 죽어야만 한다는 건 알겠어.” >---- >“네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짓은 안 해도 돼. > >그걸 네가 좀 더 일찍 깨달았으면...” > >...날카로운 말이, 타이리츠의 입에서 부드럽게 쏟아져 나와 무거운 돌처럼 히카리를 짓눌렀다. >---- >히카리에게 있어 타이리츠의 말은 광기와 같았다. 드디어 히카리는 타이리츠를 이해한 기분이 들었다. 저 소녀의 머릿속은, 광기로 가득 차 있다. > >타이리츠는 자신이 미쳐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미쳤다고 해서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타이리츠가 입을 열었다. > >“살고 싶다면 날 죽여.” > >“하지만 명심해...” >---- >“나는, 죽고 싶다는 걸.” > >타이리츠는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 진실된 마음과 독기가, 마음속에서 투지가 되어 손끝으로 퍼져나갔다. > >어떻게든 이 싸움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 무슨 결말로 치닫더라도. >---- >그렇게 마음먹은 타이리츠는 주인 없는 유리 조각을 불러 모았다. > >주인 없는, 부서진 하늘의 조각을. 지평선에 어둠이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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