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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aea/스토리/Act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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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 #===== >전쟁. > >미르는 전투는 몇 번이고 경험했지만, 전쟁은 경험해 본 바가 없다. > >그녀는 사람들이 끔찍할 정도로 효율적인 방법으로 타인을 죽이고, 공포에 질려 살기 위해 달아나고, 영웅적인 업적을 이뤄내고, 지독하게 불명예스러운 추태를 보이는 모습을 보았다. > >어디를 돌아보든 미르보다 약한 자들만이 존재했다. >공포에 질린 순박한 얼굴,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수는 젊은이들이었다. > >그들은 미르를 볼 수 있었지만 이내 고개를 돌렸다. 마치 환영인 것처럼, 빛의 속임수에 불과한 것처럼. 그럼에도 미르는 그들을 지키기 위해 움직였다. 그 덕에 그들은 죽음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다. > >어디를 돌아보든, 적들만이 존재했다. 군인들은 무장을 해제한 적에게 무기를 겨누었다. 가공할 만한 무기, 인간성이라고는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다가오는 죽음. > >미르는 그 무기들을 파괴했고, 그럴수록 더 많은 적이 다른 편에서 몰려왔다. >---- >푸른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붉은 군복을 입은 사람들과 싸우고 있었다. 미르는 재빨리 결단을 내리고 전장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붉은 군복을 입은 사람들을 쓰러뜨렸다. > >미르의 등 뒤에서, 방금 전 지켜낸 사람들이 일순간에 사라져버렸다. > >마치 연기처럼. > >머리 위로 치솟은 전함이 대지에 순수한 파괴의 비를 뿌렸다. 푸른 군복에 달린 것과 같은 휘장이 그려진 전함이었다. > >전함의 일격은 한순간에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저들이 진정한 적인 걸까? > >깊게 숨을 들이쉰 후 미르는 팔을 뒤로 빼고서, 조준을 위해 잠시 멈춘 후 기합 소리와 함께 검을 허공에 던졌다. > >칼날은 함대를 향해 위로 날아올랐고, 전함을 갈가리 찢으며 창공을 주홍빛으로 물들였다. > >그리고, 전함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미르의 눈에 비쳤다. 새하얀 천이 그들의 위로 솟아올랐다. 낙하산인가? > >붉은 군인들이 노리기 아주 좋은 속도로, 그들은 천천히 땅으로 내려왔다. > >황홀감은 사라졌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 >허탈함이 다시 몰려왔다. > >이번에는 절망도 함께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 > >망설임. 잘못된 판단을 내린 후의 망설임과, 쓰러뜨릴 적을 확실히 정하지 못한 망설임. > >공포, 자신의 결정이 더 나쁜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공포. > >황홀감은 사라졌다. > >믿고 있던 동료가 자신을 배신한 기분이었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자신을 남겨두고 간 듯한 느낌. 미르는 손을 뻗어 없는 것을 찾으려 애썼다. > >여기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데. 다시 한 걸음 내디딜 힘조차 없는데. > >그래도 그 황홀감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미르는, 마치 저기 부상입은 군인들처럼, 무릎을 꿇었다. >---- >몇 시간이 지났다. > >격렬했던 전투는 점점 잦아들었고, 전쟁의 공포만이 대지를 잠식했다. > >미르는 손으로 귀를 막아 사람들의 신음과 비명을 듣지 않으려 애썼다. 눈을 꼭 감아 그 무엇도 보지 않으려 했고, 냄새조차 맡지 않으려 했다. > >내 탓이 아니야. 내 탓이 아니야. 자기 자신에게 그렇게 말했다. > >하지만, 명백히 이 모든 건 미르의 탓이었다. >뭔가 방법이, 이 상황을 바꿀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미르는 그렇게 생각했다. > >그러나 그런 방법 따위는 없었다. 이를 깨닫기 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 >이 일련의 과정이 수없이 반복되었다. 신경 그 자체가 닳아빠져 공황이 몸에 스며드는 듯한 느낌. > >마침내 주변의 광경이 다시 하얗게 변하며, 미르는 언제나 그랬듯 아르케아의 세계로 돌아왔다. >---- >즉시, 미르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땅으로 무너져내렸다. 몇 시간 전 하늘로 날렸던 검이 건조한 소리를 내며 모래 위로 떨어졌다. > >미르는 가만히 제자리에 앉아 모든 것을 잊어버리려 했다. >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도록. 저 망할 하늘의 지독한 하얀 빛이 자신을 잠식하지 않도록. > >난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이 세계가 나에게서 원하는 게 뭘까? > >이 세계에서 깨어난 이후로, 미르에게는 ‘소환’에 대해 생각하거나 잠을 자는 데에만 시간을 썼다. 하지만 자신에게 기억이 없다는 사실은, 마치 유령처럼 미르의 머리를 맴돌았다. >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뭐지? > >미르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알지 못한다는 사실만을 깨달았다. >---- >그래서 미르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에 길게 뻗은 발자국을 바라보았다. 자기가 가는 길에 목적지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 >하지만, 미르도 모르는 사이에, 멀리 떨어진 곳에 찍힌 그녀의 발자국은 [[Arcaea/파트너#시라베|다른 사람]]의 발자국과 겹쳐있었다. > >미르는 기도할 뿐. 도대체 누구에게 기도해야 하는 건지는 몰랐지만, 그럼에도 기도했다. > >언젠가 이 공허한 모래 구덩이에서, 조금이라도 안식을 찾을 수 있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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