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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aea/스토리/Act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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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 #===== >“완벽한 두뇌에 비교하는건… 무엇이죠?” > >“...테니얼…” > >“제 이름은 대답이 되지 않습니다. 무엇에 비유하려고 했던 거죠?” 테니얼이 놀리듯 말했다. > >“테니얼!” 앨리스가 소리치며 발을 굴렀다. > >“방금 내가 뭐라고 했지?” > >“제 이름…” > >“‘오빠’라고?!” > >“테니얼, 입니다.” 그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 >“아니!” 앨리스가 발을 구르며 주먹을 쥐었다. “우리… 남매야?!” >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 > >테니얼이 의자 위에서 빙글 돌았다. 짜증날 정도로 만족스러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는 잠시 생각한 후 무언가 말을 하려다 말더니, 또다시 생각했다. 그는 입을 다물고, 시선을 돌리며 미간을 찡그렸다. > >“아무 말도 안할거야?” 앨리스가 물었다. “그랬어… 역시 그랬어… 네가 이렇게 된건 최근인걸.” > >“잘생겨진 거요? 전 항상…” > >“테니얼, 나 지금 진지해.” 그녀가 차갑게 테니얼의 농담을 끊었다. > >“저도 진지하게, 지금 이 대화를 끝내고 싶군요.” >---- >“왜? 뭐 걱정되는 거라도 있어?” > >앨리스는 포기하지 않고 화를 머금은 어투로 그를 쏘아붙였다. > >“내가 널 ‘오빠’라고 불렀어. 장난이 아니라 진심으로. 대체 뭐 때문일까? 너 알고 있잖아, 테니얼. >나한텐 다 보여. 어서, 뭐라도 말해보라고!” > >“싫습니다.” 거의 그르렁거리는 목소리로 테니얼이 대답했다. > >“테니얼!” > >“그만하세요!” > >“나도 다 큰 어른이야. 불편한 진실 정도는 감수할 수 있어!” >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란 말입니다!” > >“내 부모도 아닌 주제에!” > >“부모나 다름없었을지 누가 압니까!” >---- >표정을 찡그린 앨리스는 한 발을 내디딘 채로 멈추어 섰다. 그 눈은 의자에서 일어선 테니얼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가 한 말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기라도 한 듯. > >“...뭐?” > >“아… 이런… 말해버렸군요.” > >테니얼이 속삭였다. 그의 눈이 잠시 반짝였다. 테니얼은 서둘러 고개를 돌려 모자의 챙으로 얼굴을 가렸다. > >“아닙니다, 앨리스… 저는, 당신의 오빠가 아닙니다. 다만 그를 기억하고 있을 뿐입니다.” > >“...계속 말해.” > >테니얼은 조끼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반짝이는 유리 조각. 아르케아였다. > >“기억이야?” > >“당신의 기억입니다.” > >앨리스는 말없이 테니얼의 손 위에 놓인 아르케아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 >“저도 이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진 못합니다. 다만 기억이 이 세계로 흘러들어오는 건 당신 때문입니다. >비록 제 기억이 완벽하지 못하고는 하나… 잠자는 당신 주변을 맴돌던 유리 조각들은 아직 기억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건 “그”의 기억이었습니다. 마치 제가 “그”가 된 듯한… 당시 제 정신은 좀, 이상하긴 했지만요.” > >테니얼은 말을 잇기 전에 미소를 지었다. > >“그 기억을 보고 나서는… 전 당신이 아무것도 모른 채 있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 >“괜찮아, 말해. 테니얼.” > >반짝이는 구슬이 테니얼의 뺨을 타고 흘러 떨어져 바닥을 적셨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 >“괜찮지 않을지도 모른다 말하고 있는 겁니다.” >---- >그렇게 말하면서도 테니얼은 유리 조각을 쥔 손을 앨리스에게 뻗었다. >그녀는 조각을 받아서 들었다. > >그 조각 안에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살랑이는 커텐과 햇빛이 비치고 있었다. > >앨리스의 모자 위로 테니얼이 손을 얹었다. 소매 때문에 그의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 >“그 안을 바라보면 분명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앨리스…” > >대답하기 전 앨리스는 조각을 꽉 쥐었다. > >“응.” > >“저는 모조품입니다. 그래도…” > >테니얼은 말을 흐렸다. > >“그래도…” > >“응.” > >“부디, 조심하세요. 앨리스.” > >“말이 안 이어지는데… 네가 모조품인 거랑 무슨 상관이야?” >---- >테니얼은 질문을 무시하듯 가볍게 숨소리를 내고선 앨리스의 모자를 벗긴 후 자신의 모자를 씌워주었다. >그리고 앨리스가 얼굴을 바라보기 전에 등을 돌렸다. > >“저는 모조품입니다. 하지만 제 말을 듣고, 부디 조심하세요. 제가 할 말은 이게 다입니다.” > >거짓말이다. > >앨리스는 굳이 더 이상 캐묻지 않고, 유리 조각을 바라보고서, 작동시켰다. > >색채가 주변을 휘감는 와중, 테니얼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들렸다. > >“모조품은 소원을 이룰 수 없는 법이죠.” > >그 말의 뜻을 묻기도 전에, 앨리스는 전에 와본 적 있는 장소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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