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경제_{(r1 문단 편집)}

==== 브레즈네프 시대 소련 농업의 문제점 ====
브레즈네프는 농업에 엄청난 재원을 투입했지만, 1970년대 소련 농민 1명이 연간 4.5톤의 곡물, 320kg의 육류, 2.8톤의 우유를 생산한 반면에, 미국의 농민은 연간 54.7톤의 곡물, 4.57톤의 육류, 11.8톤의 우유를 생산했다. 1970년대 중반, 미국 농업의 노동 생산성은 소연방보다 4 ~ 5배 높았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전체 국민에서 2.5 ~ 3%를 차지하는 농민들이 세계 최대의 성과를 도출한 반면, 소련은 전국민의 20-25%를 동원해서 이뤄낸 성과가 이 정도였다.

전임자의 몰락을 지켜봤음에도, 브레즈네프 정권은 과거의 잘못을 답습했다. 농장의 자율성은 확장과 축소를 반복했고, 농장에 대한 간섭을 줄이겠다면서 성과 때문에 세세하게 간섭을 해댔다. 천문학적인 재원을 조달했음에도 1970년대 초부터 시작한 기후 변화로 인해서 연방의 농산물 생산은 매년 널뛰기를 했고, 결국 1973년부터 농산물 수입량을 대폭 늘려야 했다.

1965년 이후부터 농산물 수매 가격을 크게 인상했지만, 노보체르카스크 사건을 기억하던 브레즈네프 정권은 국영 상점의 식료품 소매 가격은 그만큼 인상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서 가축 초과 판매분에는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가축 사육량이 줄어들면 벌금을 먹이는 조치를 시행해 농가에서 되도록 가축 사육량을 늘리게 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임금 인상과 맞물려서 축산물 수요를 대폭 상승시켰고 이 때문에 국영 상점에서 축산물이 입고 즉시 완판되는 현상이 만성화되었다. 게다가 국가는 농축산물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대가로 연평균 190억 루블의 가격 차액을 떠안았고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되었다.

브레즈네프 시대의 부정부패 확산과 블랴트의 성장은 국영 상점 직원들이 수요가 높은 육류와 낙농업 제품을 몰래 빼돌려 블랴트에 내다 팔거나 인맥이나 권력을 활용해 접촉해 온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현상을 일으켰다. 직원들이 육류 가격을 높게 불러도 얼마든지 구매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했기 때문에 상점 직원들의 축산품 밀반출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할 정도가 되었다. 이 때문에 정권에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서 죄질이 중한 자들의 머리에 총알까지 박았지만, 밀반출을 근절하지는 못했다. [* 모스크바의 대형 상가 지배인이 고가의 식품과 축산품을 밀반출했다가 적발되어 사형당한 일과 물고기 재판 사건이 가장 대표적인 일이다.]

투자를 엄청 늘렸지만, 성장은 지지부진했다. 낮은 자율성과 긴 노동 시간, 이윤 착취와 허황된 인센티브는 농민들이 농장에서 일할 의욕을 점점 잃어 버리게 만들었다. 농민들은 농장에서 일하기 보다는 개인 텃밭에서 일하고 싶어했고, 그곳에서 일할 때에 비로소 행복과 보람을 느꼈다. 1977년, 개인 텃밭은 총 경작지의 2%였으나, 채소와 감자의 50%, 축산물의 34%를 포함해 전체 농산물의 27%를 생산했다.

다만, 여기에는 감안해야 할 사정들이 있다. 소련의 경제에 몰지각한 자들이 소련 경제를 비판할 때마다 자주 거론하는 채소와 감자 같은 일부 농산물들은 원래 조달 가격이 낮아서 콜호즈 자유 시장에 작물을 내다팔 수 있고, 위험 부담이 적은 개인 텃밭에서는 재배해도 수백 ~ 수천 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농장에서는 재배를 꺼리는 작물이었다. 가축 사육도 원래 개인 보유량이 더 많았지만, 1950 ~ 1960년대부터 콜호즈와 소브호즈의 가축 사육량이 개인 보유량을 뛰어넘고 격차를 벌린 것이어서 그리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라, 소련 정부의 성과로 볼 수 있는 일이다. 다만, 그럼에도 축산물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농산물을 2%의 경작지와 개인 농가에서 생산한 점은 소련 농업의 실패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실이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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