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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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 35 | >"신이 이렇게 영웅들을 사사건건 도와줬다면, 영웅의 '''본질'''이 대체 뭐지?" |
36 | 36 | 인류의 눈이 스스로를 향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
37 | 37 | === 고대 철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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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파일:7ShgAAmio7pDkTsr6ah1-6yd7YdeWGjUz5EanvtrE6m4GxijA0XublDBSpw3FYw1Ry81QxsKFv9CsqmrnN_wjw.jpe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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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 아테네 학당. 이 그림 한장에 고대 철학사가 전부 담겨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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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고대 그리스의 따뜻한 봄날 오후를 생각해보자. 일리아드 암송을 마친 당신은 바닷가에 서서 이 바닷물도 전부 [[포세이돈]]이 다루는거겠지, 라며 하릴없는 생각을 해본다. 그때 웬 털복숭이 아저씨가 옆에 서서는 "파도는 왜 치는걸까?"라는 황당한 소리를 해댄다. 당신은 당황한다. 아니, 그야 포세이돈 신이 다루는 거겠죠. 그러자 아저씨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는 등 알아듣기 힘든 말을 한다. 신전 갔다가 벼락 맞을 소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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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 이 아저씨가 바로 [[탈레스]], 고대 그리스에서 처음으로 사고의 전환을 시도한 사람이다. 바닷가 사람들에게 파도가 거세고 비바람이 치는 것은 순전히 포세이돈 신이 노여워해서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탈레스는 다르게 생각했다. 혹시 파도가 치는 건 신이랑 관련 없는거 아냐? 그동안 사회를 구성하던 근본에 의문을 던지고 새로운 원인을 생각해봤다는 점에서 탈레스를 최초의 철학자로 보는 견해가 많다. 탈레스는 더 나아가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바다를 구성하고 있는 물이야말로 진정한 모든 것의 근원 아닐까?에 이르렀고, 일리아드 암송에 지친 수많은 부잣집 도련님들이 탈레스에게 동조했다. 이들이 최초의 철학자 집단인 [[밀레투스 학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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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 다시 그리스로 돌아가보자. 하루 일과를 얼추 끝마친 당신은 딱히 할 일도 없겠다 아고라[* 그리스 풍 도시마다 있었던 넓은 광장을 말한다. 모 포털사이트 게시판이 아니다!]에 잠깐 놀러간다. 뭔가 재밌는 일이 없나 둘러보던 그때, 웬 목소리 큰 사람이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큰 소리로 논하기 시작한다. 말주변 하나는 끝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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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 이 목소리 큰 사람이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철학자 집단인 '소피스트'의 일원이다. 그리스에서 정치적으로 성공하려면 ~~요새도 그렇지만~~ 일단 말을 엄청 잘해야 했고, 소피스트들은 이런 '말기술'을 연구하던 일종의 전문가 집단이었다. 당대 그리스 학자들은 소피스트를 기술 팔아먹는 놈들이라며 비하하기도 했지만, 정치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신탁에 의지하지 않고 현실의 인간들끼리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든 사람들이라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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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 49 | 또 다른 날 아고라에 간 당신은 웬 못생긴 아저씨가 소피스트와 논쟁을 벌이고 있는 광경을 본다. 아저씨는 소피스트의 말꼬리를 잡아 꼬치꼬치 캐묻고, 주장을 논파하려고 노력한다. 결국 막다른 길에 도달해 화가 난 소피스트는 씩씩대며 돌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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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 51 | 흥미가 동한 당신은 못생긴 아저씨에게 인간의 본질에 대해 묻는다. 못생긴 아저씨는 신나서 당신에게 질문을 마구 던지며 주장을 펼쳐나가고 더 많은 이야기들을 이끌어낸다. 당신은 평소 생각하던 바를 한번 말 했을 뿐인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언가 깨달음을 얻게 되고, 만족한 채 집으로 돌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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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 이 못생긴 아저씨가 바로 소크라테스이고, 당신과 함께한 과정은 소크라테스의 대표적인 철학 전개 방법인 변증법, 흔히 말하는 '산파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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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 이 못생긴 아저씨가 바로 [[소크라테스]]이고, 당신과 함께한 과정은 소크라테스의 대표적인 철학 전개 방법인 변증법, 흔히 말하는 '산파술'이다. 소크라테스는 말재주가 끝내줬는데, 글 짓는 재주가 없었던지 그쪽에 취미를 두지 않았던지 직접 지은 저작은 남아있지 않다. 대신 이 아저씨의 열렬한 팬이자 영특했던 직계 제자가 소크라테스의 여러가지 대화의 일부를 기록해 책으로 남겼는데, 이 직계 제자가 바로 [[플라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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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 54 | === 중세 철학 === |
54 | 55 |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다시 한 번 신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당시 철학은 감히 신과 인간을 따로 생각하는 불경한 학문으로 특별 관리 대상이 되어 종교학과 일체가 되었다. 이 때의 기록은 오직 종교적인 관점에서 본 문헌만이 남아있어 [[역사]]의 입장에서도 암흑기라 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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