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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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15 | 활동적인 일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 중 누군가는 쉬는 시간에 벽화를 그려 [[역사]]를 기록하고, 오늘 먹고 남은 나무 열매를 어디엔가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돌과 돌끼리 [[음악|박자를 맞춰 두드리면 재밌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다 [[자연과학|저 허연 덩어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 같은 쓸데없는 생각을 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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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이 "쓸데없는 생각"이 바로 철학의 시작점이다. 자연에 대해 생각하던 원시인들이 원인과 결과를 추론할 수는 없었을 것이니, 뭔가 초자연적인 존재가 자연 현상을 다룬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 중 관찰력이 날카로웠던 누군가가 자연 현상의 몇 번 맞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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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이 "쓸데없는 생각"이 바로 철학의 시작점이다. 자연에 대해 생각하던 원시인들이 원인과 결과를 추론할 수는 없었을 것이니, 뭔가 초자연적인 존재가 자연 현상을 다룬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 중 관찰력이 날카로웠던 누군가가 자연 현상의 작동 시기를 몇 번 맞췄고, 사람들은 이 사람이 특별한 존재로써 자연과 통한다고 여겨 받들기 시작했다. 흔히 '샤먼'이라 불리는 이런 사람들은 자연을 탐구하고 그 결과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맡아, 제사라는 특별한 의식으로까지 발전시켰다. 이들이야말로 선사시대의 [[과학자]]요, 철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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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 19 | 그렇게 실컷 바깥 세상에 대한 생각을 마친 인간은 마침내, '나'를 생각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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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 청동 '거울'이라는 유물에 대해 학계에선 여러가지 추측이 있지만, 일단 거울이니만큼 스스로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스스로의 얼굴을 보게 되면서, 대체 내가 누구인지, 누가 나를, 우리 가족을, 저 수많은 부족 사람들을 만들었는지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리라. 그러나 자연 현상을 명확히 규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자신을 탐구하는데에도 초자연적 존재에게 의존하는[* '의존'이라는 단어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보일 수 있지만, 당시의 인류 상황에선 최선의 방법이었다는 점을 꼭 잊지 말자.] 방식만이 가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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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 === 신화 시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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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 언어를 글로 옮기는 문자가 체계화되며 이러한 탐구 과정이 '책'으로 남는다. 어린 시절 다들 좋아했던 그리스-로마 신화는 이런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인간의 탐구가 기록으로 남아 현재까지 전해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사람들은 고대에는 정말 만명 중 하나 나올법한 희귀한 기술자였고, 이 기록자는 세상의 모든 일을 기록해야만 했다. 고대 시대에 [[역사]]와 철학을 구분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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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 철학의 역사를 탐구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서사시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아>라는 점이 좋은 예시다. 호메로스는 신화의 입을 빌어 역사를 기록했다. [[트로이]] 전쟁에서 일었던 수많은 영웅담에 당시의 신화들을 곁들여 멋지게 만들어냈고, 이야기꾼 오디세우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신화를 곁들여 멋지게 만들어냈다. 신화가 없다면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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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고대 그리스의 학자들은 호메로스의 저작들을 깊이 탐구하며 역사를 기록하는 법을 배우고, 그리스의 신과 그들을 숭배하는 방식을 공부했다. 당시 동네에서 먹물 좀 먹었다 하는 놈들은 일리아드를 문장단위로 꿰고 있었고, 이 정도도 할 수 없다면 학자라고 부르기 민망한 사람으로 취급했다.[* 솔직히 현대에도 다르진 않다. 철학도나 사회학도라면 일리아드 정도는 읽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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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 이렇게 일리아드를 열심히 외우던 누군가 슬며시,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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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 >"신이 이렇게 영웅들을 사사건건 도와줬다면, 영웅의 '''본질'''이 대체 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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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 인류의 눈이 스스로를 향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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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 33 | === 고대 철학 === |
34 | 34 | 고대 그리스의 따뜻한 봄날 오후를 생각해보자. 하루 일과를 얼추 끝마친 당신은 딱히 할 일도 없겠다 아고라[* 그리스 풍 도시마다 있었던 넓은 광장을 말한다. 모 포털사이트 게시판이 아니다!]에 잠깐 놀러간다. 뭔가 재밌는 일이 없나 둘러보던 그때, 웬 목소리 큰 사람이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큰 소리로 논하기 시작한다. 말주변 하나는 끝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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