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비교)

r28 vs r29
... ...
52 52
53 53
이 못생긴 아저씨가 바로 [[소크라테스]]이고, 당신과 함께한 과정은 소크라테스의 대표적인 철학 전개 방법인 변증법, 흔히 말하는 '산파술'이다. 소크라테스는 말재주가 끝내줬는데, 글 짓는 재주가 없었던지 그쪽에 취미를 두지 않았던지 직접 지은 저작은 남아있지 않다. 대신 이 아저씨의 열렬한 팬이자 영특했던 직계 제자가 소크라테스의 여러가지 대화의 일부를 기록해 책으로 남겼는데, 이 직계 제자가 바로 [[플라톤]]이다.
54 54
=== 중세 철학 ===
55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다시 한 번 신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당시 철학은 감히 신과 인간을 따로 생각하는 불경한 학문으로 특별 관리 대상이 되어 종교학과 일체가 되었다. 이 때기록은 오직 종교적인 관점에서 본 문헌만이 남아있어 [[역사]]의 입장에서도 암흑기라 부른.
55
>철학은 종교의 시녀
56
지중해를 중심으로 발전하던 철학은, 지중해가 마레 노스트룸, 즉 [[로마]]의 바다가 되며 큰 변화를 겪는다. 로마의 국교가 기독교로 공인됨에 따라 그리스 철학의 논리적 부분은 신학의 합리성을 설명하는 도구로 사용되게 된 것.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다시 한 번 신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56 57
58
당시 철학은 감히 신과 인간을 따로 생각하는 불경한 학문으로 특별 관리 대상이 되어 종교학과 일체가 되었다. 이 때의 기록은 오직 종교적인 관점에서 본 문헌만이 남아있어 [[역사]]의 입장에서도 암흑기라 부른다. 물론 철학자들이 전부 죽거나 한 건 아니었다. 앞서 설명했듯 철학자들은 논리적 말하기를 배운 거의 유일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종교학자들의 논리를 강화하기 위해선 이들의 도움이 필수였다. 그래서 이 시기 그리스 철학의 특징인 논리학과 수사학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지만, 인간에의 탐구는 잠시 둔화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애초에 중세 시기의 논리 구조로는 인간과 신을 분리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진정 이를 '철학'으로 부를 수 있는지는 학자들 사이에서 현재까지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59
60
이후 독실한 기독교 신자들이 점령한 유럽에서 논리학과 종교학을 더욱 깊이 탐구하기 위해 [[대학교]]가 세워졌다. 유럽 최고의 지성들이 모여 논리학과 신학을 탐구하고, 신의 존재 증명과 여러 성경 문구들을 탐구하며 [[스콜라 철학]]을 발전시켰지만, 이 시기에 이르러서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과 자연에 대한 탐구는 실종되어 고대 그리스의 수준을 회복하려면 족히 수백년은 더 걸릴 수준이 되었다.[* 물론 언젠가는 그 수준에 도달했겠지만 발전 속도가 한참 늦었을 것이다.]
61
62
천만다행으로 그리스 철학자들의 저작은 대부분 [[알렉산더 대왕]] 덕에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으로 옮겨가 있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불탔지만 수많은 사본이 중동 지역에 떠돌고 있었고, 중동 학자들의 눈물겨운 노력 덕에 그리스 철학이 보존되어 내려왔다. 아랍어 번역본 뿐 아니라 희랍어 원본까지도 일부 보존하고 있었던 점에서 중동 철학자들의 학구열을 짐작할 수 있다.
63
64
가장 유명한 학자로는 [[이븐 시나]]가 있고, 이븐 시나의 유지를 이어받은 [[이븐 루시드]]는 당시 판본을 구할 길이 없었던 '정치학'을 제외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든 저작에 하나씩 전부 주석을 다는 광기어린 학구열을 보여준 것으로 유명했다.[* 이 주석이 얼마나 끝내줬으면 서양권에서 'The 주석자'로 불리며 추앙받고, 아테네 학당에도 그려져 있을 정도다.] 이븐 루시드는 자신의 주석을 짧은, 중간의, 긴 주석으로 나눠 다는 것으로 유명했다. 짧은 주석은 말 그대로 문장을 아랍어로 단순히 요약하는데 그치고, 중간 주석은 조금 더 학술적으로, 공부하는 이들을 위한 도움말 수준의 주석이다. 긴 주석이 이븐 루시드 저작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학자들을 위한 주석으로 문장을 하나하나 해체분석하며 정확한 의미를 탐구하는 상당히 변태적인 작업이었고, 때로는 이븐 루시드의 독자 해석을 포함하기도 했다.
65
66
그렇게 유럽과 중동으로 이분되어 발전하던 철학은, 13세기 이슬람 제국의 이베리아 반도 침공을 통해 교역료가 뚫리고 그간의 저작들이 서유럽에서 한데 모이며 이산가족 상봉을 하게 된다. 이때 고대 그리스 저작들이 '번역되어' 유럽으로 흘러들어가는데, 이 저작들 입장에선 "희랍어 -> 아랍어 -> 라틴어"의 번역 과정을 겪은, 험난한 여정을 거친 셈이다.
66 67
=== 르네상스 ===
67 68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68 69
>----
... ...